같이 피 흘린 동맹군에 미안하고 호국영령에게도 죄
2015/08/07 13:34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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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피 흘린 동맹군에 미안하고 호국영령에게도 죄
침략군 앞에서 우리 대통령이 박수를 친다?
 
朴 대통령이 중국 군사행사에 참석하려면
애써 침략을 사면(赦免)하겠다면 모르지만
같이 피 흘린 동맹군에 미안하고 호국영령에게도 죄스러울 일이다.
 
중국이 9월 초 천안문 광장 ‘중국인민 항일전쟁 승리’ 열병식(閱兵式)에 박근혜 대통령과 우리 군을 초청했다.

중국은 탕자쉬안(唐家璇) 장더장(張德江) 등 고위 인사들을 보내 박 대통령의 참석을 설득하고 우리 정부도 ‘AIIB 참여 결정 못지 않은 고뇌를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항일 독립운동도 중국과 함께했고 韓中관계도 중요하니 참석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이 있지만, 실은 부담이 너무 크다. 우선 명분부터 약하다.

우리가 항일 독립운동을 함께한 것은 주로 국부군이고, 중공군은 6.25 때 UN의 결의를 무시하고 압록강을 넘어 수백만 우리 국민과 국군을 살상하고 눈앞에 다가온 자유통일을 좌절시킨 ‘침략군’일 뿐이다.

중국은 그에 대해 사과 한마디 한 적이 없고 오히려 시진핑(習近平)은 ‘정의의 전쟁’이라고 불렀다. 열병식에는 6.25 남침 시 북한 주 전력(戰力)의 모체였던 동북항일연군의 행진도 재현한다고 한다.
 
우리 군이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대통령이 박수를 친다?
애써 침략을 사면(赦免)하겠다면 모르지만 같이 피 흘린 동맹군에 미안하고 호국영령에게도 죄스러울 일이다.

물론 오늘의 이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시대에, 이런 과거사만 따지는 것은 현명한 태도가 아닐 수가 있다. 그러나 1992년 수교 이래 한국은 경제협력과 자유통일을 내다보며 韓中관계의 발전에 나름의 최선을 다해 왔다. 오늘 중국 경제 도약의 기저(基底)에는 한국에 대한 일본 만큼은 아니더라도 크든 적든 한국의 그런 기여(寄與)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중국의 對 한반도 정책은 철저히 朝‧中 동맹 위에 서 있었다.

사실 오늘 다 죽어가던 북한이 되살아 나 핵미사일까지 갖추고 오히려 우리를 위협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철저히 조‧중 동맹 위에 서 있던 중국의 그림자가 짙다. 지금은 어떨까?
 
중국은 지금도 ‘북한 비핵화’ 대신 오히려 한국의 핵을 경계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고집한다. 특히 북한 핵을 방어하려는 ‘사드’배치를 두고는 ‘공격목표가 될 수 있다’는 협박까지 했고, 베이징대 왕융(王勇) 교수는 한국이 중국의 ‘안전 공간’이라고 그 복심을 설명했다.
중국이 여전히 조‧중동맹 위에 서 있다는 증거다.
 
또 천안함 폭침 때 미 항모의 서해 진입을 한사코 막아서며 서해를 중국의 內海化 하려던 것보다 더 ‘중국의 야심’을 의심스럽게 한다. 오늘의 韓中관계가 많이 왜곡되어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그동안 韓中관계의 발전을 위해 지나치게 중국의 무례와 무리를 감내해온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중국이 희망한다고 계속 명분도 없이 따르면 한중관계는 더욱 왜곡되고 다음은 ‘중국의 야심’이 말을 하게 될 것이다. 더 큰 부담도 있다.
 
때마침 미국과 일본은 지난 4월 ‘신방위협력지침’으로 미·일 안보동맹 체제를 더욱 강화 하고 중국과 러시아도 5월 8일 모스크바에서 ‘신형국제관계’ 구축을 위한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를 발표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냉전시대 동북아 남북 3각 동맹체제가 재현되어 대립하려는 모양새다. 미국의 많은 전문가들은 시진핑 주석의 야심을 의심한다.
 
전(前) 미 버클리대 오빌 셸 교수는 시진핑이 ‘중국의 꿈(中國夢)’을 내세워 패권을 확대하려 한다고 의심하고 최근 헨리 키신저도 “(중국의 패권주의는)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마디 거들었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 워싱턴에는 한국의 중국 편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미 의회조사국(CRS)의 한 보고서에서도 “사드 배치 문제가 한국의 對美·對中 관계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며 한국의 중국 경도(傾倒)를 경계했을 정도다.

지난 6월 무산된 韓美정상회담은 여기에 조바심을 느낀 미국의 제의로 계획되었다고도 한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느닷없이 서울을 방문하는 등 미국은 여기에 공(功)도 들였다.

메르스 사태로 우리가 그 회담을 뒤로 미루었지만 실은 미국보다는 우리가 더 韓美정상회담을 서둘러야 할 일이다. ‘북한 핵 폐기’와 ‘한반도 자유통일’ 만도 더없이 마음이 바쁘지만, 지난 5월 북한의 미사일 水中사출실험도 얼핏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좀 멀리 보면 韓美정상이 서둘러 머리를 맞대고 ‘미국 전술핵을 재배치’한다든가 하는 등 북한 핵에 대비한 한국의 전략태세를 총체적으로 재정비해야 할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우리 대통령이 시진핑부터 만나고 그의 열병식에 들러리까지 서준다? 오늘의 이 특수한 전략환경 하에서 너무 큰 모험이다.
그럼에도 모처럼 미소로 다가오는 시진핑을 딱 잘라 거절하기는 좀 아쉽다. 혹시 기회가 될지도 모르는데. 다만 그러자면 우리 국민과 동맹국이 공감할 합당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예컨대 중국에 사드 배치는 물론, 북한이 SLBM을 만든다면 우리는 미국의 전술핵을 재배치할 수밖에 없음을 명확히 하고 ‘북한 핵 폐기’의 길을 제대로 열어 보라. 누가 공감하지 않겠는가? 또 시진핑의 미소가 진지하다면 그것이 왜 어렵겠는가?
 
우리는 중국에 이미 할 만큼 했다. AIIB에도 참여 했고 금년 초에는 우리 朴 대통령이 중국 인민에게 신년인사를 띄우는 파격적인 관심표명도 했다. 미국에 그랬더라면 온 나라가 시끄러웠을 것이다. 그래도 중국이 어려워하면, 혹은 우리가 그럴 의지와 지혜가 없다면, 정중히 양해를 구하는 선에서 끝내야 한다. 무리해 간다면 중국이야 성공한 ‘중국의 꿈’으로 크게 환호하겠지만 우리의 미래에는 자칫 치명적 실수가 될 수도 있다.
<김희상 /육군중장(), 전 청와대 국방보좌관. 정치학 박사,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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