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개편에 국민의견 500건 육박...누진제 폐지안 우세
2019/06/09 11:5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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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개편에 국민의견 500건 육박...
누진제 폐지안 우세
 
전기료 인상 부담 탓 채택 가능성 낮아
3가지 개편안 최대 2985억원 비용 발생
한전, 정책비용 급증에 실적 ‘악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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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안전 천성기 기자]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을 놓고 국민들이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지난 3일 민·관 전기요금 누진제 태스크포스(TF)가 3가지 개편안을 공개한 후 국민 의견을 수렴한 지 약 닷새 만에 500건에 육박하는 의견이 올라왔다.
 
온라인 여론은 누진제를 폐지해 더는 전기요금 걱정이 없도록 해달라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 경우 1400만여 가구의 전기요금이 오를 수 있어 최종 권고안으로 채택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9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한전 홈페이지에 지난 4일 마련된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관련 의견수렴 게시판에는 이날 오전 9시20분 기준 총 476건의 의견이 개진됐다.
 
앞서 '전기요금 누진제 민관 TF'는 지난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토론회를 열고 3가지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을 공개했다. 개편안은 ▲현행 누진체계를 유지하되 여름철에만 별도로 누진 구간을 확대하는 1안(누진구간 확대안) ▲7~8월 여름철에만 누진 3단계를 폐지하는 2안(누진단계 축소안) ▲연중 단일 요금제인 3안(누진제 폐지안) 등 모두 전기요금 할인을 기본 내용으로 담고 있다.
 
개편안은 오는 11일 열리는 공청회와 전기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이달 말 최종 확정된다.
 
게시판에는 누진제를 폐지하는 3안을 지지하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3안의 가장 큰 장점은 '폭탄 요금', '복불복 요금' 등 누진제로 인해 발생하는 논란을 완전히 불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누진제를 적용하지 않는 산업용이나 일반용 전기요금과의 차별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3안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주택용에만 누진제를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다른 용도의 전기요금과 마찬가지로 누진제는 폐기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3안을 적용할 경우 kWh당 전기요금을 1구간과 3구간 사이인 125.5원으로 책정하기 때문에 사용량이 가장 적은 1구간(kWh당 93.3원) 사용자의 전기요금이 오를 수 있다.
 
3안 지지자들은 '1구간 사용자는 곧 저소득층'이라는 인식도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저소득층도 겨울철 온열기기 등 전기 사용이 적지 않은 만큼 누진제 폐지로 입는 피해보다는 혜택이 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TF는 3안을 적용할 경우 전기요금이 내려가는 가구(887만가구)보다 올라가는 가구(1416만가구)가 두배 가까이 많을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전기요금이 올라가는 가구의 대다수는 저소비 구간에 속해 있어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현재로선 3가지 안 중 실현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게시판에는 전기요금이 오를 가능성 때문에 3안을 반대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3안 지지자 중에서도 kWh당 전기요금이 제일 낮은 1구간 수준(93.3원)으로 정해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안 다음으로는 지난해와 같은 여름철 전기요금 구간 완화를 상시화하는 1안을 많이 지지했다.
 
1안을 적용할 경우 할인 혜택을 받는 가구 수는 1629만 가구(2018년 사용량 기준)로 3가지 안 중 가장 많다. 할인액은 월 1만142원으로 다른 안의 중간 수준이고, 요금이 오르는 가구는 없다.
 
다만 여름철을 제외하면 현행 제도와 같기 때문에 겨울철 전력사용이 많거나 하면 똑같은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
 
이 세 가지 방안은 지난해 기준으로 최소 1911억원에서 최대 2985억원의 비용이 발생된다. 지난해에도 한전은 한시적 누진제 완화로 3587억원을 부담한 바 있다.
 
이에 한전이 ‘누진제 완화’와 같은 정부의 정책비용을 과도하게 떠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곽대훈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전의 정책비용은 6조2983억원으로, 2016년(4조1860억원)과 비교해 33.5% 급증했다. 올해 1분기에도 정책비용만 1조5111억원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한전의 실적악화는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한전은 20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6299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올 2분기도 513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적자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의 재무상황이 좋지 않고 향후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에서 세 가지 개편안 모두 한전 영업이익의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공기업이지만 상장된 주식회사이므로 주주의 이익도 대변해야 하기 때문에 이사회는 추가적인 재정부담에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 천성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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