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올릴 수 있을 때 올려야"…'착한' 집주인도 바꾼 임대차법
2020/08/03 14:3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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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올릴 수 있을 때 올려야"…
'착한' 집주인도 바꾼 임대차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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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모 기자] 서울 송파구의 한 재건축 아파트에 전세로 거주하는 40대 A씨. A씨는 '임대차 3법'이 원망스럽다. 그는 2016년 11월 보증금 3억원대에 전세 계약을 체결해 현재까지 별도의 보증금 인상 없이 살아왔으나, 정부가 5% 상한선을 두면서 오히려 보증금이 오르게 됐다고 토로했다.
 
A씨는 "집주인 입장에서는 '내 재산권 행사가 제한을 받아 올릴 수 있을 때 올릴 수 있는 만큼 올려야겠다'는 인상 명분을 준 셈"이라며 "늘어난 보유세 부담을 세입자가 떠안는 꼴이다. 이번 임대차 3법으로 집을 사야 한다는 것을 더 절감했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가 시행됐다. 제도 시행 후 첫 주말을 보낸 서울 전세시장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집주인은 임대차 3법에 맞설 대응책을 세우는 데 분주하며, 세입자는 안도감보다 불안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임대차 3법 시대가 열렸다. 전월세신고제(2021년 6월 시행 예정)를 제외한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가 본격 시행됐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국무회의를 열고 세입자의 전월세 계약기간을 4년으로 보장하고, 전월세 인상폭을 5%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문재인 대통령 재가를 거쳐 관보에 게재되면서 막을 올렸다. 시행 직후 일부 세입자는 법안의 취지대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정부가 법안을 빠르게 시행하면서 주거의 불확실성이 해소돼서다.
 
그러나 시행 직후 첫 주말이 지나면서 안도감보다는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정부가 야심 차게 마련한 임대차 3법으로 집주인들이 반발해 세입자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는 얘기와 임대인과 임차인의 다툼 등 임대차 3법의 후폭풍이 몰아치는 분위기다.
 
서울 근교 수도권에 사는 한 세입자 B씨는 "집주인이 전화 와서는 자기가 살겠다고 나가달라고 했다"며 "이대로 나가기 억울해 법대로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전월세상한제가 전세 인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5% 룰로 계약 갱신 시 전셋값 폭등은 없겠지만 새 세입자를 구할 수 있는 4년 주기로 전셋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갱신 계약 후 2년을 걱정하는 세입자를 쉽게 볼 수 있다. 2년 후 새로운 계약을 할 때 보증금의 인상폭을 가늠할 수 없는 데다 전세 물량도 지금보다 훨씬 감소할 가능성이 커서다.
 
세입자 C씨는 "올해 가을이 만기인데 2년 더 살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라며 "2년 후 이사할 때 주변 전세 시세가 확 뛰어있을 것을 생각하니 벌써 한숨이 나온다"라고 토로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규계약에 대한 규제가 없기 때문에 4년마다 신규계약 시점이 도래하면서 전셋값 폭등장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전반적인 시장가격이 올라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나중에 4년 계약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는 임차인이 더 많은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며 "당장은 연장하냐 마냐의 실랑이가 있겠지만, 4년 뒤에는 전셋값 폭등으로 임차인이 엄청난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 양은모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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