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먹은 아이들 두통·코피·복통 등 이상증세..유치원 급식에 모기기피제 넣은 교사
2021/02/01 09:41 입력
트위터로 기사전송 페이스북으로 기사전송 구글+로 기사전송 C로그로 기사전송

급식 먹은 아이들 두통·코피·복통 등 이상증세

유치원 급식에 모기기피제 넣은 교사

 

전문가 "아동학대 넘어선 명백한 범죄 행위"

아이들은 코피에 구토까지, 학부모들 '분통'

유치원 교사, 급식에 수 차례 알 수 없는 물질 넣어


유치원.jpg

유치원 급식에 유해물질을 넣은 혐의를 받고 있는 교사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사진-연합뉴스)

 

[장재원 기자] 최근 서울의 한 유치원 교사가 원아들과 동료 교사들의 급식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액체와 분말 등을 넣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물질 분석 결과 모기 기피제와 계면활성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학부모는 물론 여론의 비난이 커지고 있다.

 

31일 언론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지난해 11, 서울시 금천구의 한 유치원 교사 A 씨가 여러 차례 동료 교사와 아이들의 급식통에 정체불명의 액체와 분말 등을 넣는 모습이 내부 폐쇄회로(CC)TV에 포착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한 매체가 공개한 CCTV를 보면 A 씨는 6세 아이들이 이용하는 반찬 통 안에 분말로 추정되는 물질을 넣었다. 그로부터 엿새 뒤에도 A 씨는 다시 6세 반 급식대 앞에서 유아용 약통을 눌러 짜 반찬과 양념 등에 정체 모를 액체를 넣기도 했다.

 

A 씨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액체를 넣은 급식은 이날 11명의 아이가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본인이 담당 반 아이들에게 성분이 확인되지 않은 물질을 묻힌 초콜릿을 주는 모습도 CCTV 영상에서 세 차례 이상 확인됐으며, 동료 교사들의 보온병에 알 수 없는 액체를 넣는 등의 혐의도 받고 있다.

 

학부모 등은 이 모습이 촬영된 CCTV 등을 확인하고 경찰에 교사를 신고했고, 신고를 받은 경찰은 A 씨의 책상에서 물약 통 8개를 수거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한 정밀 감식 결과, 수거된 물약 통에서는 모기 기피제와 계면활성제 등 먹었을 때 즉시 의사의 진찰이 필요한 화학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계면활성제는 농약, 화장품, 세제 등에 들어가는 화학물질이다. 국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 티스푼 1개 정도 양의 계면활성제를 먹었을 경우 47%의 확률로 저혈압 증상이 생길 수 있으며 의식 소실과 호흡부전, 신장 기능손상, 부정맥 등 심각한 합병증도 동반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A 씨는 경찰에 자신이 음식에 넣은 액체는 그냥 맹물이었으며, 분말은 건강에 유해하지 않은 생강 가루였다고 주장하는 등 아동학대를 포함한 모든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경찰 조사가 시작되면서 내려진 직위 해제 처분에 불복해 지난해 12월 말 서울남부교육청에 직위해제 처분 취소 신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해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해당 교사의 파면과 처벌을 요청하는 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아무것도 모르고 맛있게 밥을 먹는 아이들, 심지어 밥과 반찬을 더 달라는 아이들의 영상을 보며 부모들은 이미 일어난 일인데도 먹지 말라며 소리를 치고 주먹으로 가슴을 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라고 호소했다.

 

청원.jpg

이어 청원인은 "미상의 가루와 액체를 넣은 급식을 먹은 아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두통, 코피, 복통, 구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켰다"면서 "20분 넘게 멈추지 않은 코피를 흘린 아이, 일어나 앉아있기 힘들 정도로 어지러워서 누워서 코피 흘리는 아이, 끔찍한 복통을 호소하며 식은땀을 한 바가지 흘리는 아이 등 급식을 먹은 아이들 대부분이 평생 겪어 보지 못한 이상 증상을 호소했다"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사건 발생 시점에서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이들은) 혈액 수치상 이상증세를 보이지만 가습기 살균제처럼 수년이 흐른 후에 아이들에게 닥쳐올지 모르는 끔찍한 질환을 생각하면 부모들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면서 "이번 사건은 아동학대이기도 하지만 넓은 의미로는 광범위한 대상을 상대로 한 중대한 범죄"라며 A 씨에 대한 처벌과 파면을 촉구했다.

 

해당 청원은 19일 오후 3시 기준 18천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이 밖에도 해당 유치원의 한 학부모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열린 교육감실' 홈페이지에 시민 청원을 올리기도 하는 등 학부모들의 공분은 이어졌다.

 

전문가는 이런 행위가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배문상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서울지부 팀장은 "이렇게 고의적으로 알 수 없는 물질을 아이들이 먹는 음식에 넣었다는 것은 학대 수준을 넘어서 중대한 범죄"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배 팀장은 "아이들 같은 경우는 신체가 약하기 때문에 소량의 유해 물질을 섭취하더라도 성인에게 나타나는 반응과는 달리 자칫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중대한 일"이라며 "급식 상 위생 문제가 아닌 이런 식의 고의적 아동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은 간과되는 경우가 많은데 추후 또 다른 피해 아동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사를 대상으로 소지품 확인 등 보다 더 철저한 검사가 필요하리라 생각된다"라고 강조했다.

 

[ 장재원 기자 ]
장재원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yhenews@hanmail.net
새로운 언론. 착한 언론. 젊은 언론. 연합뉴스i(yonhapnewsi.com/) - copyright ⓒ 연합뉴스i.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화제의 포토

화제의 포토더보기

    화제의동영상

    화제의 동영상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정기구독신청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 연합뉴스i (http://yonhapnewsi.com) | 설립일 : 2014년 4월 10일 | 대표 : 고봉수 | 전남 아00241
       Ω 58725  전남 목포시 수문로83번길1  연합환경신문사 빌딩 2층
          07226  서울시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168 우림라이온스밸리 C동 401호  ( T. 02-2678-2458  F. 0504-377-2458 )
      사업자등록번호 : 411-90-76448| 통신판매업신고 : 제 2014-전남-   호   발행·편집인·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봉수
      대표전화 : 061-276-9045 [24시간 통화 ] |  Copyright ⓒ 2008-2014  yonhapnewsi.com All right reserved.
      연합뉴스i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